2024/11/18

서소문 아파트 근처 맛집 형제옥에서 뼈해장국을 먹었다.

요 며칠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다.

그래서 국물 생각이 간절해져 점심 시간에 형제옥을 다녀왔다.

형제옥은 미근동 서소문 아파트 근처에 있는데, 주변에 경찰청이 있어서 은근 맛집이 몰려있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오래된 아파트의 풍경을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튼 길의 정면에 형제옥이 보인다.

골목에 사람이 하도 많아서 멀리서 찍지를 못하고 간판 바로 앞에서 찍어버렸다.

이왕 찍을 거 좀 더 예쁘게 찍는 게 좋을 건데, 아쉽다. 아쉬워.

간판이 위에만 찍혀서 “도수설해”가 무슨 뜻인가 할 텐데,

도가니, 수육, 설렁탕, 해장국의 앞글자다.

형제옥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종류가 다 적혀 있다.

식당은 그리 크지 않은데, 그래서 더 좋다.

오래되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깔끔한 편이다.

일단 자리에 앉아 수저통에서 물티슈를 한 장 꺼냈다.

옛날 이름은 땡땡거리 형제옥이라는 것 같다.

메뉴 구성은 단출하다.

식사로는 설렁탕, 도가니탕, 소뼈선지해장국.

안주로는 수육, 도가니 수육.

가격을 보면 알겠지만, 요즘 세상에 상당히 괜찮은 가격이다.

나는 소뼈선지해장국이 먹고 싶어서 한 그릇 주문했다.

국밥을 주문하면 먼저 송송 썬 대파를 가져다 주신다.

원하는 만큼 넣어서 먹으면 된다.

나는 파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듬뿍 넣어 먹었다.

잠시 기다리면 금방 국밥이 나온다.

제공하는 가짓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음식도 빨리 나오고, 테이블 회전도 빠른 편이다.

해장국 위에 듬뿍 올라간 채소는 우거지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냥 배추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푹 삶아져서 매우 부드럽다.

고기와 선지는 채소 밑에 깔려있다.

먹고 싶은 만큼 대파도 넣고, 국물을 뒤적이면 속에 숨어 있던 뼈와 선지가 빼꼼히 얼굴을 내놓는다.

뼈는 두 덩이.

선지는 크게 세 덩이 정도가 들어 있다.

뼈에 붙은 고기는 질기지 않고 잘 떨어진다.

잘 익어서 먹기가 편하다.

선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찾아 먹지도 않지만 가끔씩 먹으면 별미다.

특유의 냄새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나는 나쁘지 않다.


국물은 적당히 간이 되어 있고, 부족하면 소금을 더 쳐서 먹으면 된다.

나는 간이 슴슴한 게 더 좋아서 첨가하지 않고 먹었다.

국물에는 청양고추가 들어 있어서 느끼하지 않고 칼칼하니 개운하다.

해장국이 왜 해장국인지 알려주는 맛.

매우 맛있게 한 그릇 잘 먹었다.


게다가 가격도 9,000원이다.

요즘 설렁탕 한 그릇에 1만원을 넘는 가게가 즐비한데, 참으로 착한 가격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자꾸 찾아가게 되는 거고.

앞으로도 자주 찾을텐데, 사장님이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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